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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연은 투자금융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M&A 스페셜리스트. 류상인은 총련계 학교인 조선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재일동포 3세이다. 희연은 아버지의 직업(영사) 때문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성장했는데, 일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상인과 사귀었던 적이 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할 정도로 무척 사랑했었지만, 희연의 아버지가 두 사람을 강제로 갈라놓고 희연을 미국으로 보내 헤어지게 되었었다.

 

희연은 졸업 후 뉴욕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오사까 브랜치에서 중요한 딜이 있어 파견 받게 된다. 그녀가 맡게 된 프로젝트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타마무라’라는 회사를 부분적으로 인수하는 것이다. 90년대부터 계속된 불경기로 인해 회사의 악화된 재정상태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채권단이 회사를 조각내서라도 팔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상인은 자신이 담임을 하고 있는 중급부 3학년에 김영치라는 학생이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아 영치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파칭코에 찾아갔다가 영치가 고등학교부터는 일본학교에 가려고 매일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듣는다. 상인은 학원에도 찾아가 보는데 영치가 자신의 본명으로서가 아니라 통명(일본이름)으로 등록해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치는 자신은 일본에 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말을 배우며 조선사람임을 고집하며 살아야하는지 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희연은 영사관 주최의 미술전람회 오프닝 리셉션에서 상인과 사귀고 있을 때 함께 어울려 친하게 지내던 래영의 오빠인 승일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승일으로부터 래영의 연락처를 받고 미국으로 떠난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래영을 만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조선학교 부설 유치원에서 교원으로 일하고 있는 래영은 곧 교내마라톤대회가 열리는데 장소가 희연의 사무실과 가까운 오사까성 공원이니 한번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희연은 마라톤경기를 보러갔다가 그곳에서 상인을 만나게 되어 당황한다. (상인과 래영은 같은 학교에서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기가 끝난 후 잠시 이야기를 나누지만, 희연 쪽에서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한다.

 

‘타마무라’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결과를 유리하게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희연은 승진제안을 받는다. 진행중인 딜이 마무리되는 대로 뉴욕에 있는 오피스에 돌아가 디렉터가 되는 내용의. 희연은 그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희연은 허리디스크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가족과 관계가 좋지 않은 희연은 상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상인은 희연이 병원에 가는 것이나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것 등을 도와준다. 희연은 상인에 대한 고마움에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두 사람은 아직도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인은 방학동안 영치에게 장고를 가르쳐준다. 영치는 처음에는 손에 물집이 잡히고 장단이 익혀지지 않아 힘들어하지만 열심히 연습해나가며 조금씩 우리 장단의 멋을 느끼게 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열린 예술발표회에서 영치는 무대 위에서 그 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드러낸다.

 

희연은 상인에게 자신이 뉴욕으로 갈 때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그가 미국에 가서 공부하는 동안 자신이 후원하겠다고... 희연은 상인이 사회에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보수도 너무나도 적은 학교에서 교원을 하고 있는 것을 답답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상인은 자기 스스로 고생스러운 길을 선택한 것이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평생을 민족교육에 헌신하겠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결국 크게 말다툼을 하고 헤어지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희연의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출근할 수 있게 된다. ‘타마무라’와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호텔에서 성대하게 클로징 세레모니가 벌어지는데, 희연은 얼굴은 웃고 있어도 어딘가 마음 한 군데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느 일요일, 래영이 희연을 방문한다. ‘오빠에게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래영에게 희연은 아무래도 상인에게는 총련조직에서 함께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어울릴 것이라고 말한다. 래영은 그 말을 듣고 희연에게 ‘오빠가 언니와 함께 있을 때처럼 행복해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해준다. 희연은 래영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지만 래영은 1주일에 한번씩 돌봐줄 사람이 없는 1세 할아버지, 할머니를 방문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찍 떠난다.

 

그 날 밤, 상인에게서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온다. 래영이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즉사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희연은 그 전화를 받고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새운다. 며칠 후 희연은 래영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상인도 그 자리에 왔지만, 희연과 눈이 마주쳤을 때 고개를 돌려 시선을 외면한다.

 

3월이 되어 상인의 학교에서 졸업식이 있게 된다. 영치는 결국 일본고등학교에 가기로 하지만 통명을 쓰지 않고 자신의 본명으로 학교에 다니기로 결정한다. 상인은 영치에게 일본학교에 가더라도 당당하게 조선사람으로 살고 동포의 권리를 위해 큰 일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봄꽃이 필 무렵, 희연은 래영의 무덤에 간다. 7년 전 상인으로부터 받았던 반지를 끼고. 래영의 무덤 비석에 물을 뿌려 깨끗이 닦고 있는데 상인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래영을 그리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상인은 희연의 손가락에 끼여져있는 반지를 본다. 두 사람은 무덤을 뒤로하고 함께 길을 걷는데 상인이 희연의 손을 잡는다. 상인과 희연은 그렇게 손을 잡은 채 벚꽃이 만발한 길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