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01.jpg

 

 

 

top5_05.jpg

 

 

Best 10 films from foreign correspondent
NY 1991년 뉴욕특파원 베스트 10(1991.01)

 

90년대를 시작하는 한 해의 영화 중에는 확실히 80년대와 다른 조류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많았다. 그 중 뛰어났던 열편을 추려보았는데, 다음의 순서는 임의적이며 몇 작품은 89년에 공개돼있지만 개인적으로 90년에 본 영화이기에 여기에 첨가했음을 밝힌다.

 

 

1. 배은망덕한 소녀 (The Nasty Girl) - 마이클 비호겐

 

마이클 비호겐은 유럽 신진세대 영화작가중 단연히 앞서가는 인물이다. 원래 국적은 네덜란드이지만 베를린에서 태어난 관계로 독일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히틀러 시절 독일을 회고한 심각하고도 기지가 가득 찬 이 영화는 동서 독일이 통일한 1990년에 개봉되어 그 의미가 더욱 깊었던 바이다.

 

 

2. 나의 20세기 (My 20th century) - 일디코 에니드

 

에디슨이 빛을 발명함으로써 시작한 20세기에 대한 회곡적인 영화. 굳이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추상영화’라고나 표현할 수 있을까? 에디슨의 발명을 축하하는 파티 – 뉴저지에서 출발하여 카메라는 타이랜드, 아프리카, 오스트리아를 거쳐 헝가리의 작은 마을, 쌍둥이 소녀가 태어나는 곳에 머무른다. 소려들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성냥팔이를 하다가 어느 눈 오는 날 길에서 잠이 들어, 동정심 많은 두 신사가 데려가 헤어져 전혀 다른 인생을 펼치게 된다. 한 사람은 아주 곱상한 아가씨를, 한 사람은 독립운동가로.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시야를 바꾸어 배치해 놓은 시퀀스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원의 원숭이가 자기의 궁금증이 인간에게 사로잡히게 고백하는 장면이나, 실험실의 개가 자유로왔던 시절을 상상하며 북극의 얼음 위를 마구 뛰어가는 드림시퀀스나,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고 나서다가 갑자기 여자가 얼마나 열등한 존재인지 마구 설명하고 나서는 부조리한 정치인의 묘사는 압권이다. 그리고 흑백의 시네마토그라피는 너무 아름다워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다. 특히 유리로 룰더쌓인 방에 10여년만에 만난 두 소녀와 영화 전체를 통해 상징적인 존재로 나타나는 망아지가 나오는 장면은 매우 환상적이다. 깐느 89년 신인감독상 수상작.

 

 

3. 어깨끈이 없는 (Strapless) - 데이빗 헤어

 

영국에서 겪는 미국인 회사 (블레어 브라운)의 경험, 문화적 차이 등을 다룬 영화. 주인공의 연기가 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천사로 분한 브루노 간츠가 정조없는 사업가로 나와 좋은 연기를 펼쳐주고, 특히 의사의 동생으로 나온 브리짓 폰다-제인 폰다의 남동생-의 딸은 선천적 연기력으로 매두 돋보였다. 작품성으로 볼 때도 올해의 10대 영화로 뽑히기에 손색이 없다.

 

 

4. 모베터 블루스 (Mo’s better blues) - 스파이크 리

 

대제작사의 영화를 만들어서인지 칼날이 약간 무디어진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거만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인과 유태인을 마구 조롱한다. 그래서인지 보수적인 비평가에게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하고, 뉴욕타임즈에는 스파이크 리야말로 인종차별의 기수라는 내용이 자주 실렸지만 (뉴욕타임즈의 주요 독자가 유태인으로 가득 찬 월스트리트 사람들이란 것을 생각해볼 때 너무도 명백한…) 리 감독의 카메라 테크닉은 스콜세지 감독을 앞서가고 있는 기분이 들고 영화전체에 나오는 음악을 쓰는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더불어 재즈로 가득 찬 사운드 트랙은 올해 최고란 느낌이다.

 

 

5. 브루클린의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 – 울리 에델

 

영화 전체를 사실 고발적인 침울한 투로 이어나가다가 결말의 예기치 않은 희망적인 끝맺음이 많은 비평가로들로부터 지적받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이 추악한 세상에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대체 삶의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이 가능성은 갑자기 마지막 장면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것이 아니라. 트랄랄랄를 향한 코인의 지순한 사랑, 오직 자전거를 갖고 싶어하는 소년의 순결한 사모의 정이 영화 곳곳에 (배경에 깔리는 암악과 함께) 드러나 있다.

 

 

6. 심증으로는 무죄 (Presumed Innocent) – 알란 파쿨라

 

모처럼 만난 본격 법정영화. 해리슨 포드가 <위트니스> 등에 이어 심각한 역을 맡은 것이 화제가 되었고 라울줄리아를 비롯한 조역진의 연기가 매우 훌륭하였다. 특히 알란파쿨라의 연출 솜씨는 영화 전체가 마치 한 편의 연출교본을 보는 듯 하게 했다.

 

 

7. 움직이지마, 넌 죽지만 부활할거야 (Zami, Oumi, Vosknosri) – 비탈리 카네브스키

 

비탈리카네브스키 감독의 91년 깐느 신안 감독 수상작. 기지가 넘치는 대사 중 언뜻 비치는 정치성을 놓칠 수 없다. 특히 정치범으로 평생 유배되어 정신이 나가버린 남자가 애써 배급받은 밀가루를 진흙으로 섞는데 그의 눈을 클로즈업한 후 페이드 아웃하는 다음 신으로 연결한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8. 집시의 시간 (Le temps des gitans) – 에밀 쿠스트리챠

 

애석하게도 이 세기의 영화가 뉴욕에서는 일반 개봉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5시간 걸려 롱아일랜드의 아트센터에 가 겨우 보았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그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게 생각되었다. 아름답고 슬픈, 의심의 여지가 없는 80년대 최고의 걸작 중 하나.

 

 

9. 로저와 나 (Roger & Me) – 마이클 무어

 

새옹지마. 제너럴 모터가 공장을 옮김으로 마이클 무어의 고향 플린트는 죽은 도시로 화했지만 그것을 다큐멘터리로 담은 무어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다. 다큐멘터리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웃음과 메시지가 가득한 영화

 

 

10. 하우스파티 (House Party) – 레지날드 허들린

 

그야말로 펑키한 흑인들의 한 판 놀이마당. 하루 동안 학교와 아버지 몰래 간 파티에서 벌어진 일이 주요 줄거리인데 랩과 춤이 정말 볼만하다. 하지만 더 주목할만한 것은 백인 경찰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심검문을 하는 데 등에서 보여지는 끊임없는 인종문제이다. 그리고 백인영화에서는 엑스트라도 다 백인인데 반해 여기에서는 온 고등학교에 흑인 학생만 있고, TV에서도 흑인 탤런트가 나오는 등의 상황설정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