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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공포증(1990.10)
'아라크노포비아(Arachnophobia)-학구적인 독자라면 이쯤 되면 매우 실망했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흔히 보는 5만 자 내외의 사전에는 이 단어가 수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라크노포비아가 '거미공포증'이라는 것을 알아둠직하다.
<백 투 더 퓨쳐3>. <그렘린즈>에 이어 하반기 앰블린에서 내놓은 <아라크노포비아>는 몇 가지 화제거리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감독이 프랭크 마샬이라는 것. <인디아나존스> 3부작,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는가?>, <백 투 더 퓨쳐> 시리즈마다 캐스린 케네디, 스티븐 스필버그와 나란히 적혀있는 프랭크 마샬의 이름이 기억나는지? 제작자로서 완전히 베테랑인 그는 한편 <태양의 제국>, <인디아나존스 : 마지막 성전>에서 조감독으로 스필버그 밑에서 감독 수업을 받아왔다. <아라크노포비아>는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인디아나존스>로 쥐, 뱀 등과 친근(?)한 것이 바로 디즈니 스튜디오의 신임을 얻은 이유이다.
"그래 이 사람이라면 거미들에 둘러 싸여 6개월 동안 하루 15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을 할 수 있을 거야..."
두 번째 이야기 거리로는 악몽과 같았던 캐스팅을 들 수 있다. 스크립터에 쓰여진 대로 벽을 걸어 올라가고, 매달려 거꾸로 걷고, 거미줄을 만들며, 유리컵 안으로 기어가는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재능 있는 거미를 찾는 작업은 그리 쉽지 않았다. 길고 긴 토론 과정과 몇 차례의 공포의 오디션을 거쳐 당당히 선발된 주인공은 '빅밥'이라 이름 붙여진 브라질산 타란툴라. '빅밥'의 여왕인 '올리아스'를 비롯한 좀 작은 타란툴라도 캐스팅되었고 뉴질랜드산 딜레나는 물지 않는 특성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연기자(사람)의 등을 타고 오르는 장면 등에 두루 사용되었다.
거미 군단에 맞서는 인간 배우들도 만만치 않다. 존 굿맨은 거미 떼를 섬멸하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코미디언(주로 TV에서 활동)인 그를 캐스팅한 것은 다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가끔 웃음으로써 해소하려는 의도이다. 그밖에 제프 대니엘스(Jeff Daniels), 줄리안 샌즈(<전망 좋은 방>, <킬링 필드>)가 출연한다.
이 영화를 본격적인 A급 영화로 만들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은 할리우드에서 6000마일이나 떨어진 베네주엘라의 울창한 산림에서의 촬영도 감수하게 했다. 그리하여 스크린에 한 번도 보여지지 않은 절경이 보여지게 된다. 폭포 앞의 점과 같이 보이는 헬리곱터를 보면 그 크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